영화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 "(삶을) 통제하게 되면 취향이 생긴다"

영화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

 영화를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건대에서 봤던 제프 쿤스 영화에서도 제프 쿤스라는 인물이 가족과의 관계가 참 좋아서 인상적이었는데 이 사람은 가족과의 관계 뿐 아니라 삶과 자신의 관계까지 훌륭하다. 가치관이 곧은 사람이고 그걸 타고난 듯하다. 살면서 실패도 겪고 고군분투해서 배운 교훈도 있겠지만 젊은 나날부터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해 판단이 뛰어난 것도 엿보인다. 예술이나 밴드를 할 때 주변의 유혹 요소들(마약이나 술, 담배 등)에 대해 20대 초반에 이미 주관이 명확했고 머리를 맑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단다.

 영화 Her에 참여할 때, 감독이 미래 영화이되,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미래'를 그리고자 한다고 말하여 작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미래 영화들, SF영화들은 차가움, 금속, 숫자, 빠르게 휙휙 움직이는 것들이 등장하는데 영화 Her은 그렇지 않은 미래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인상적으로 느낀 지점이 바로 그 지점이 아닐까 싶다. 영화에 따뜻한 색이 많이 사용되었고 부드러운 도형들과 손 글씨들이 등장하고 빠르지 않은 그라데이션, 흐려짐 등의 그래픽들이 기억에 남는다.
 (제프 쿤스도 그렇고 예술가의 삶의 방식이 좋고 그걸 알아서 좋은 영화들이었다. 작품이 내 취향은 아닌 것같다. 애플 워치의 이 페이스는 좋지 않다. 하지만 매력적이라는 것은 느껴진다. 내 취향이 아닐 뿐이다.)

 영화의 시작에서 "(삶을) 통제하게 되면 취향이 생긴다"는 문장이 나온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다.

 우연과 충동에서 나오는 창의적인 결과물과는 다른 결의 창의성을 중시하는 예술가 같다. 또 "거절이 더 쉽고 승낙이 더 어렵다. 승낙하는 순간 내가 해야 될 것이 더 많아진다. 작업 제안의 87퍼 정도는 거절한다."도 이 사람이 가진 단호함이 엿보이는 부분인데 회의도 싫어해서 부드럽게 거절해서라도 회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유부단함과는 참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 가운데 가족과의 시간, 마라톤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지향점같았다. 요 근래 햄스터와 수목원과 속리산으로 휴가를 다녀오며 그리고 같이 살아보며 삶의 지향점이나 취향이 같은 지점이 많다고 느끼는데 이 그래픽 디자이너가 가진 모습에 햄스터도 동의하리라 생각이 들었다. 

[제프 맥페트리지를 보며 내 삶에 복사 붙여넣기 하고자 하는 부분]

 명확한 취향을 바탕으로 단호하게 결정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얻은 삶에서의 통제권은 우유부단한 사람보다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일에서 무리하지 않고 삶과 가족과의 시간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다. 의지와 판단력이 약해지게 만드는 유해한 요소들을 끊어내는 사람이라 작업의 결과들도 우수하고 인생에서의 낭비가 적다.

 주변의 다양한 예술가, 음악가들을 만나며,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나지만 삶의 모습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요소가 있는 사람들을 꽤 만났을텐데 20대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견해가 뚜렷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펭귄과 예전에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한 분야의 선구자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려 실수하거나 소신없이 행동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범인들은 오랜 세월 살다가 실수를 하며 배운 것들을 이런 사람들은 젊은 시절부터 이미 알고 관점이 지혜롭고 "모범적"이다.

 물론 이 사람이 한 분야의 선구자라고 불릴 정도인지는 영화 하나로 판단할 수 없다. 멋진 부분이 주로 그려진 영화이니까 말이다. 다만 아주 없는 이야기를 만든 것은 아닐 것이고 이 사람은 젊은 시절부터 인생의 우선 순위를 다 아는 사람 같다.

 다양한 면 중 한 면을 본 것이겠으나 에세이를 보듯 새로운 삶의 교훈을 배우기에 좋은 영화였다.

 마지막에 이 사람의 지인이 "제프 맥페트리지는 삶의 암호를 해독한 코드를 아는 사람 같다고 암호를 알려 달라고 하고 싶다."고 말한다. 

  영화의 처음과 끝에서 이 사람을 압축한 두 개의 문장이 등장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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