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스토너, 영화-패터슨, 노래 -한결같은 사람

스토너
최근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처음 함께 읽은 책이 스토너입니다. 동네 도서관에서 모두 대출중에 예약자까지 3~5명이어서 큰 글자 책을 겨우 빌렸습니다. (큰글자책은 스탠딩 독서대에 올려서 멀찍이서 보는 재미도 있고 속도도 나는 기분이 듭니다.ㅎ) 큰 글자 책도 얼마 안가서 대기자가 생겼습니다. 인상적이에요. 남편이 지하철에서도 건너편 사람이 읽는 것을 봤다고 할 정도여서 이 책이 아주 사랑받는구나 싶었습니다.
책을 읽기도 전에 인기를 실감한터라 책을 읽는 내내 어디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을까, 왜 인생 책이라고 꼽는 걸까 분석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읽고 나서 모두가 느낀 감상은 다채롭기 보다는 매우 일관되고 비슷했습니다. 스토너라는 인물은 답답할 정도로 정직하고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뜻대로 살며, 주변 사람들의 악행(?)에도 그렇게 힘들어 하지도 않는 사람입니다. 한결같고 의연한 사람,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이죠. 그리고 그 주인공이 늙어가는 모습에 세월을 함께 한 듯 정도 들었습니다. 책을 함께 읽은 세 사람 모두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생각이나 가치관의 추구방향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사람이었습니다.
겨울에 어울리는 소설이고 피곤하고 예민하지 않은 주인공의 삶이 담긴 따뜻한 겨울 같은 책이었습니다.
스토너에서 가장 마음에 든 지점은 자신의 장래를 운명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변화와 가능성의 흐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인데요. 스토너라는 인물에 집중한 소설이지만 개인적인 고민이 있어서 인지 저는 뜬금없게도 인물이 직업, 장래를 결정하는 방식이 깊게 다가왔습니다.
항상 부지런히 뭔가를 성취해야 한다는 것을 다짐하고 노력한 만큼 내 직업에서의 성취나 성공이 좌우된다는 것이 압박감으로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내 행동만큼 변화할텐데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 생각이 싫기도 한데 관성이 되어 벗어나기 어려운 생각입니다. 문득, 내 삶도 스토너처럼 이렇게 생각해보면 마음이 편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서관의 모습, 책은 변해도 도서관의 진정한 본질은 변하지 않는 다고 묘사하는 부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30대 초반 부지런히 살다가 요즘은 속도가 느려진 제 모습에 혼자 실망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구절들을 보며 이것도 삶의 매력으로 받아 들여보면 어떨까 싶어졌습니다. 신간도서를 채우는 속도가 느려져도 내가 이미 갖고 있는 좋은 책들도 많으니 그런 시기도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또 신간도서를 잔뜩 채우고 싶은 날이 올 수도 있고요.
스토너의 소설가는 제가 소설가라면 부러워할 문장력을 갖고 있는데 섬세하고 예리한 문장으로 여러 인물을 공통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느낌이 납니다. 스토너가 바라보는 관점 같기도 하고, 대체적으로 인물이 가진 나약함, 이기적인 마음을 정교하게 묘사합니다. 그런데 이 작가의 숨길데 없이 파고드는 솔직한 묘사에서도 스토너라는 인물은 그 속도 우직합니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인물입니다.
김목인씨의 노래 '한결같은 사람'도 떠오릅니다.
스토너를 읽고 떠오른 영화, 패터슨

저는 스토너처럼 한결같고 잔잔한 성품을 가지고서 자신이 사랑하는 것 만큼은 꼭 쥐고 사는 인물이 나오는 패터슨이라는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스토너라는 인물 주변에는 들들 볶는 인물이 여럿있다보니 이 소설을 읽으며 독자들을 애타게 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아서 보는 제 마음이 참 편합니다. 살다 보면 스토너의 삶 같을 때도 있겠지만 주로 패터슨의 삶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거나 스토너와 패터슨처럼 별 흔들림없이 살고 싶습니다. 이런 성품은 타고나야 할 것 같긴 하지만 추구하다보면 삶은 확실히 닮아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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