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로타리의 한철

로타리의 한철 

 강원도 횡성의 로타리 슈퍼마켓, 세월따라 낡아가는 가게를 담담하고 느긋하게 운영해오고 있는 김한철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의 손녀가 찍은 영화이다. 김소연 감독 본인도 출연하고 김한철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머리카락까지 똑닮은 감독의 아버지도 출연한다. 동네 지인들과 단골 손님들이 배우가 되었다.


 감상 기록 

 나의 나이가 들어갈수록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이 생김과 동시에,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이 슬프거나 우울한 내용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날이 커져간다.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 마음에 꼭 드는 부분이 있다. 슈퍼의 집기들이 낡아가고 고장나는 모습들에서 세월의 흔적이 보여도, 이를 노쇠하고 이제 한물이 간, 뒤쳐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없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수리가 필요한 녀석들을 주변 사람들 도움을 받아가며 무던하게 해결해간다. 오토바이와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부리는 말썽 덕에 이 사람, 저 사람 연락도 하게 되고 슈퍼라는 작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들락날락거리게 되니 반갑다. 수리기사에게 한 통의 전화를 걸기보다는 동네 사람에게 여기저기 도움을 청하는 풍경이 강원도 횡성의 슈퍼마켓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도시에서 살며, 직장에서 내 일만하고 퇴근하는 일상을 사는 나에게는 아주 따뜻하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슈퍼마켓에 새로운 손님보다 지인이 많이 방문하는 것 같지만 그래서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고 마음이 편하다. 
 영화는 마치 슈퍼 구석진 자리에 앉아 빵굽는 고양이가 된 듯 조용히, 특별히 힘준 대사 없이 인물들을 바라보기만 하며 흘러간다. 그러다가 말미에 이르러 멋진 대화가 나온다. 아버지와 딸이 셔터를 내리며 하는 대화에 중심문장이 들어있다. 할아버지는 조금 일찍 집에 들어가시고 아버지와 딸이 가게를 마무리하고 셔터를 내린다. 이때, 가게를 바라보는 가로등이 된 듯한 거리에서 둘의 대화를 바라보게 된다. 영화의 앞부분이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이 대화가 더 힘있게 느껴진다.
 이 대화에서는 아버지의 낙관적인 대사가 좋았다. 동네에 편의점이 생긴다는 딸의 말에 아버지의 푸념이 이어질까 걱정한 것은 나의 편견이었나 보다."슈퍼는 슈퍼대로, 편의점은 편의점로 매력이 있다."는 말을 듣는데 어찌그리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모르겠다. 

 20분인데 아주 따뜻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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