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스위스의 고양이 사다리(Arcaterture-Swiss Cat Ladders, Brigitte Schuster )

 


스위스의 고양이 사다리

 제목을 보고 알 것 같아서 꺼내 집었지만 사실 본 적이 없는 구조물이기도 했다. 고양이 사다리란 고양이 계단, 고양이 발판으로도 부른다고 한다. 고양이가 높은 곳에 오르도록 돕는 장치이다. 외출한 고양이들이 집에 돌아오도록(특히 공동주택의 경우 높은 층에 살 수도 있으므로) 해준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고양이 사다리는 집 안의 사다리랑 구분해서 "외출 고양이용 사다리"이다. 그리고 이 책을 옮긴이가 한 때 팬이었던 가수 김목인씨어서 반가웠다.

1. 김목인씨의 말대로 고양이 사다리만 가득 나오는데도 고양이를 많이 본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고양이 사다리만을 찍은 것이 아니라서 주변의 모습을 바라보는 재미와 건물의 정면 사진이 주는 아름다움은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았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말대로 중간에 아주 가끔 고양이가 보인다. (작가는 글에서 고양이 사다리를 오르는 고양이를 포착하기 어렵다며 이 책에 실린 사진이 그 현실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고양이를 찾는 기대감과 재미가 쏠쏠하다.


 책은 논문과 닮은 구성이며 50쪽까지는 원서와 번역본이 병기되어있다가 그 이후에는 마치 부록을 단 형식으로 고양이 사다리 사진을 311쪽까지 실어두었다. 서문에서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사진을 찍고 글을 쓴 것인가하였지만 뒤에 가면 고양이 사다리의 재료와 고양이의 특성에 대한 설명이 진지하다. 특히 재료와 구조물의 건축 방식은 학술적이다. 결론에서도 한 번 더 강조한다. 이 보고서가 단지 베른의 고양이 사다리 문화, 집사들의 관심이나 독창성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베른의 사회적 구조를 통찰하고 공공 공간, 건물, 사물, 주위 환경 등을 통찰하는 계기를 제시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고양이 사다리의 최신 경향 보고서가 아니라 이들의 다양한 구조와 시각적 특성, 그로 인해 생겨나는 분위기, 주변에 주는 영향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한다. 몰랐는데 온라인에 고양이 사다리 사진이 이미 많다고 한다. 이 책은 포괄적인 문서기록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Brigitte Schuster 

 고양이 사다리에 대한 스케치도 감각적이고 베른의 집들의 사진은 고양이 사다리 책같지 않고 디자인 책같다. 고양이 사다리만큼 집들을 찍는데 관심이 있었다고 보여질 정도로 재밌고 아름다운 구도는 이 사람이 그래픽 디자이너여서 그랬나보다. 베른에서 사는 사람이고 타이포그래피를 전문으로 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저자, 교육자, 사진가라고 한다.


 고양이 사다리 스케치

  여러 고양이 사다리 사진이 나오기 전 고양이 사다리 모형 스케치가 나오는데 내가 고양이를 키운다면 이 모형 스케치를 보고 실내 사다리도 직접 만들었을 것 같다.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에게 꼭 줘보고 싶고, 안 키우더라도 조용히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해도 좋아보인다. 나는 후자에 해당하는데 사진 위주인 이 책에서 조용히 산책을 한 것 같다. 책이 더 큰 도판으로 나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재해 수준의 야경을 보고 싶다.

SF보다 vol1 얼음 중에서 남유하 '얼음을 씹다' / Novum (노붐)

책 - 미래 관찰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